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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반 2월9일 스터디할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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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작성일 12-02-04 23:40 | 조회 31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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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농담 /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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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 그늘 몇평 받으려고

언덕 길 오르다 늙은 아내가

깊은 숨 몰아쉬며 업어달라 조른다

 

합환수 가지끝을 보다

신혼의 첫밤을 기억해 낸

늙은 남편이 마지못해 업는다

 

나무그늘보다

몇평이나 더 뚱뚱해져선

나, 생각보다 무겁지? 한다

그럼, 무겁지

머리는 돌이지 얼굴은

철판이지 간은 부었지

그러니 무거울 수 밖에

굵은 주름이 나이테보다 더 깊어보였다

 

굴참나무 열매 몇 되 얻으려고

언덕 길 오르다 늙은 남편이

깊은 숨 몰아 쉬며 업어달라 조른다

 

열매 가득한 나무끝을 보다

자식농사 풍성하던 그날을 기억해낸

늙은 아내가 마지못해 업는다

 

나무열매보다

몇 알이나 더 작아져선

나, 생각보다 가볍지? 한다

그럼, 가볍지

머리는 비었지 허파에

바람 들어갔지 양심은 없지

그러니 가벼울 수 밖에

두 눈이 바람 잘 날 없는

가지처럼 더 흔들려 보였다

 

농담이 나무그늘보다

더더 깊고 서늘했다

 

 

 

댓글목록

이은정님의 댓글

이은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는 농담이 정말 시였네요.
난 그냥 유머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시가 되어 나왔네요.
한참을 웃게도 하고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도 합니다.
고생하셨어요^^

권순경님의 댓글

권순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는 내내 실실 웃음이 납니다.
나무 열매보다 더 작아진 남편, 업어줘야겠네요.
그렇게 서로 업어주고 끌어주며 늙어 가는 것으로 인연을 짓고 있지요.

권문주님의 댓글

권문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은 자식 키운다고 정신이 없어서 남편 생각은 별로 안하고 살았는데 ...그저 나보다 건강하고 힘세고 우리 가족의  언덕으로만...  조은숙 선생님 좋은시 추천해주셔서 감사하여요 ...내일 뵐게요 ^^

권문주님의 댓글

권문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테보다 더 깊고 굵은 주름보다 ,  바람 잘 날 없는 가지처럼 흔들리는 두 눈에 맘이 더 짠하네요..조은숙 선생님 저 시낭송 하다가 갑자기 철 너무 많이 드는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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