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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이 추천하신 ' 낯선구두'...3월8일 다음 주 목요반 스터디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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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2-29 23:34 | 조회 343 | 댓글 7

본문

낯선 구두 / 박나리
 
 
뒤축 무너진 남편의 구두를 수선한다.

수선공의 구두칼은 비탈진 굽을 도려내고
 
바닥 판까지 닳은 굽이 뿌드득 이를 간다.

이 구두를 신고 얼마나 이 악물고 걸어왔을까.

헐고 닳은 굽을 도려내자

구두 바닥이 해어져 구멍이 뚫려 있다.
 
우정을 믿고 서 준 보증이 무너졌을 때
 
남편의 가슴도 저렇게 휑하니 뚫렸으리라.

접착제를 발라 둔 구두 굽을
 
다시 붙이고 망치를 두들겨 대자
 
염색 벗겨진 뒤꿈치가 신음 소릴 낸다.

소득을 위해 할 일이 마땅치 않던 시절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걸었을 거리에
 
저 낡은 뒤축의 살점들이 묻어 있을까

구두약을 바르고 문지른다

힘들지 않은 척 큰소리치며

불평 없이 걸어온 사람이 미워진다

다 되었습니다.
 
뒤뚱거리며 걸어온 기억을 죄다 잊은 듯

반짝이는 구두가 낯설다. 
           

댓글목록

노정희님의 댓글

노정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는 정말 화창한 봄날이었습니다.
모두들 봄나들이 하셨나요?
저는 시골가서 열심히 일하고 냉이 캐서 봄내음을 한껏 가져왔습니다.
담주 목요일도 그런 화창한 날이면 좋겠습니다.
남편의 구두를 보며 애잔한 마음도, 감사도 넉넉해지게요.

오춘희님의 댓글

오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이 내게선 비껴갈 것라는 오만함으로 살아왔는데 이 시를 읽다보니 내 남편의 흔적들이 오버랩되면서 잠시 생각의 시간을 만드네요. 늘 자신감넘치고 당당하던 남편이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옛날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점점 나약하고 완고한 모습들이 살짜기 보이니 안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가족을 위해서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것까지도 참고 힘겹게 살았을 내 남편에게 오늘은 "당신 참 수고많았어요. 고마워요"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내 남편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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