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마디 / 심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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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마디 / 심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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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허공 속으로 걸어간 사람 기다렸나
옹이로 박힌 검은 뼈, 가만히 보니
寧國寺 천년된 은행나무 쇄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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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의 시간이 만들어낸 외로운 길을
저벅저벅 따라온 천년의 고독은
가슴 한가운데서 나이테로 둘둘 말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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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몇 구비 돌아온 바람이
산사 처마 끝 매달린 풍경을 울린다
그때마다 몸 안에 늘어가는 은행 염주 알
천리 밖 우주를 맴돌고 있을 너를 위해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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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불의 부릅뜬 눈인 듯
刹那의 순간에도 눈 깜박이지 않는 영국사 은행나무
네가 나였을 때 떠난 사람 망부석처럼 기다린다
허공 몇 바퀴 휘돌아 온 나도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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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읽어내지 못한 사람들이 데려온 세상사
타임캡슐에 넣어 묻어둔다
그 뚜껑 천년 후에나 열어 본다면
비로소 하얀 고깔 쓴 당신 만나질 수 있을까
만장처럼 흔들리던 잎들이 지쳐갈 때
가슴속 다 비우고 노랗게 물드는 법을
허공 목탁소리로 되돌려 주는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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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온 천년이, 건너갈 천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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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심수자님의 댓글
심수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팀장님, 국장님이 이 코너에 올리라고 하셔서 시 한편 올렸습니다.
제목은 바뀌었습니다..
팀장 김경희님의 댓글
팀장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심선생님, 잘 올리셨습니다
지금 은행잎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잎들을 다 내려놓고
또다른 생명을 키우기 위한
거름이 될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
심선생님의 시를 읽고 있으니
은행나무를 휘돌고 있는 목탁소리가 보이는 듯 합니다.
읽을수록 가슴에 울림이 느껴집니다.
단장 이은정님의 댓글
단장 이은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샘 멋진 시를 지으셨네요.
같이 본 영국사에서 어떻게 이런 감성이 나오셨나요.
정말 좋은 시 감사합니다.
팀장 노정희님의 댓글
팀장 노정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샘 대단하십니다.
어쩜 이렇게 단숨에 작품이 되어서 나옵니까"
부럽습니다.
깊이와 넓이가 어디까지인지.....
홈지기님의 댓글
홈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심수자 시인님!
이 가을에 여심을 흔드시네요.
노랗게 물드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나식연님의 댓글
나식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심 시인님.
"건너온 천 년이 건너갈 천 년을 기다린다."라는
마지막 구절이 가슴에 들어와 안 나가고 머뭄니다.
이거 우야지요?
가을은 여심을 녹이는데,고산역장은 안전점검에 더 바빠야 하니
팀장님과 수요 샘들 미안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