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시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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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태 수
구름 한 채 허공에 떠 있다
떠 있는 게 아니라 거기 단단히 붙들려 있다
한참 올려다봐도 그 자리에 그대로다
풀 것 다 풀어놓고 클 태(太)자로 드러누워
꿈속에 든 건지, 미동조차 없다
아무리 끌어당겨도 아득한
내 마음의 다락방이 유독 큰 저 집,
눈을 감았다 떠보면
새들이 불현듯 까마득하게 날아올라
허공을 뚫고 있다
구름을 날카로운 부리로 마구 쪼아댄다
그분은 이 한낮에도 캄캄한 마음
다듬이로 두드려 구김살 펴주고
주름들을 다림질해준다
나도 모르는 허물들마저 하나씩 지우면서
그중 유별나게 깊이 파인 영혼의 골을 메운다
궁륭 같은 골에 날개를 달아준다
하지만 내가 여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사이
구름 한 채 무참하게 이지러진다
며칠째 두문불출, 내가 구들장을 지고 있는
우리 집, 창 앞까지 낯익은 새들이 날아든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새들은 저희끼리 목청을 가다듬고 있다.
― 시로 여는 세상 2009 가을호
댓글목록
김경희님의 댓글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희샘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네요
"새에게" 시도 참 좋으네요
그런 것같아요
지금 내가 가진 상황에 아주 작은 이야기도 자석처럼 끌려가게 되는 것을요...
권문주님의 댓글
권문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월 넷째주 금요일에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줄 몰랐습니다.
아트피아에서 화요일에하는 마티네 공연만 보았는데...
가끔씩 공짜 티켓으로 알지도 모르는 연주회도 보김 했지만..(하품 하면서..)
서보희 선생님 좋은 정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호승 시인 오시면 땡빛을 내서라도 가고싶네요..^^..
이복희님의 댓글
이복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희샘 좋아겠다... 혼자서가구...새에게 시가참 정감있게 들리네요..
나도 정호승시인오시면 가야지??? 문주샘 저랑같이가실래요? ^*^
권문주님의 댓글
권문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럴까요?^^
예쁘게 해서 가야지 ㅋㅋ
조은숙님의 댓글
조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운명맞습니다. 시를 사랑하는 운명, 낭송을 하게되는 운명,
그리고 도전해서 쟁취하는 운명.^^ 축하드려요 샘.
서보희님의 댓글
서보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앞으론 향소 수요일 모임에 빠지지말고 노력할꺼예요..^^
한미자님의 댓글
한미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수요팀이 단체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만하고 지나쳤는데, 보희샘 직접갔다왔군요. 참 잘하셨어요.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많이 남아 있으니 다 같이 참여 할 수 있는 기회 한 번 만들어 보도록 할게요.^^^^
권문주님의 댓글
권문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팀장님 저도요 ^^
신명희님의 댓글
신명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좋은 곳을 다녀오셨네요
부럽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