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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소리 시낭송 목록  >  공지사항  >  향기나는 소리 시낭송

우등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7-07 02:14 | 조회 1,242 | 댓글 1

본문

 
 
 

우등상


어느 고등학교 세계사 시험에 이런 주관식 문제가 나왔다.

세계 2차대전 때 히틀러로부터 선전포고를 받은 프랑스 외무장관은?

답을 아는 사람이 없어 모두 답란을 비워 놓았는데 딱 한 학생이 답안을 채워 놓았다.

기특하게 여긴 선생이 답을 살펴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혼비백산했다.


우문현답 아닌가? 그러나 실제 학교에서 대부분의 우등생을은 저학생처럼 현명하지

않았다. 시험만 보고나면 다 잊어버릴 것들을 꾸역꾸역 외워서는 용케도 답안지를

메꾸는 기술을 터득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하상계수가 가장 놓은 강은? 주석의 합금 비율은?

살아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학문을 위해서도 무용지물인 이런 것을

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학교 시험이란 것은 사실 제대로 된 지식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요구하는 것을 얼마나 잘 따르는지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무의미한 문제들에 답을 달 줄 아는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상이

바로 우등상이었다.

교육을 받을수록 멍청해진다는 존 개토의 진단에 따르면 우등상이란

우리를 등신 만드는 상이라고 정의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듯하다.

장학퀴즈에서나 써먹을 수 있을 뿐인 부스러기 지식들을 머릿속에 구겨 넣느라

그렇게 애를 썼던 아이들에게 그래도 우등상이 약간의 보상은 되었을까?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한 그 숱한 시험문제들 가운데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기보다는

황당하게 만드는 문제들이 적지 않았다.

물론 시험을 보던 당시에는 당황하기만 했지만...

지식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부스러기 정보들을

머릿속에 쑤셔 넣은 다음 잊어버리기 전에 쏟아내는 일이 시험이었다.

열등생과 우등생의 차이는 그렇게 외운 것들을 시험보기 전에 잊어버리느냐

시험보고 나서 잊어버리느냐의 차이였을 뿐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나는 아플 땐 의사를 찾아갑니다.

왜냐면 의사도 살아야 하니까요.

의사가 내게 처방전을 써주면 그걸 가지고 약사한테 가죠.

왜냐면 약사도 살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약을 타 가지고 집에 오면 약봉지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립니다.

왜냐면 나도 살아야 하니까요.



민들레 64호  놀 의 우등상중에서

댓글목록

민숙자님의 댓글

민숙자 작성일

우등상의 정의가 새롭고 재미있네요.
그리고 공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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