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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가며 닦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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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영자| 작성일 11-04-04 01:37 | 조회 1,4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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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가며 닦는 마음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비워가며 닦는 마음이다.

비워 내지도 않고 담으려 하는 욕심,
내 안엔
그 욕심이 너무 많아
이리 고생이다.

언제면
내 가슴속에
이웃에게 열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수수한 마음이 들어와 앉아 둥지를 틀구

바싹 마른 참깨를 거꾸로 들고 털 때
소소소소
쏟아지는 그런 소리 같은 가벼움이
자릴 잡아 평화로울가.


내 강물엔 파문이 일고
눈 자국엔 물기 어린 축축함으로
풀잎에 빗물 떨어지듯 초라하니

그 위에
바스러지는 가녀린 상념은
지줄 대는 산새의 목청으로도
어루만지고 달래주질 못하니

한 입 배어 먹었을 때
소리 맑고 단맛 깊은 한겨울 무,
그 아삭거림 같은 맑음이
너무도 그립다.

한 맺히게 울어대는 뻐꾹이 목청처럼
피맺히게 토해내는 내 언어들은
죽은 에미의 젖꼭지를 물고 빨아내는
철없는 어린것의 울음을 닮았다.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곧 나다.

육체 속에
영혼 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것도
역시 나다.

나를 다스리는 주인도
나를 구박하는 하인도
변함 없는 나다.

심금을 울리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외침, 외침들
그것도 역시 나다.

나를 채찍 질 하는 것도
나요,
나를 헹구어 주는 것도
나다.

출처 : 지학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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