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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향기나는소리
작성일 11-12-18 21:17
조회 1,16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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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장터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웅성웅성 모여 흥정하는 사람들 언제나 시장 통은 시끌벅적 온갖 사람들이 모이곤 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트로트 메들리 소리, 탈탈 끄는 손수레와 함께 부부가 요란하게 등장합니다.
수레를 끄는 남편은 앞 못 보는 시각 장애인이고 수레에 탄 아내는 하반신이 마비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 하는 장애인입니다.
스스로를 반쪽이라 부르는 두 사람은 작은 손수레에 생활필수품을 가득 싣고 다니며 생계를 꾸려갑니다.
“아저씨, 수세미 하나 주세요.”
“수세미가 어디 있더라……. 아, 여기 있어요.”
눈을 감고도 혼자서 물건을 척척 잘 파는 남편을 바라보며 아내는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얼마예요?”
“천원, 천원. 무조건 천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아내가 잠시 손수레에서 내려 숨을 돌리며 쉬는 사이에 더듬더듬 수레를 끌고 가던 남편이 고무장갑 하나를 팔게 되었습니다.
“자, 고무장갑 여기 있습니다.”
“…… 여기 돈이요.”
천 원짜리를 내고도 만 원짜리라고 속인 것입니다.
“그거…… 만 원짜린데요.”
“아, 죄송합니다. 구천 원 거슬러 드릴게요.”
다른 날 같으면 손끝으로 꼼꼼히 확인을 했을 텐데 그 날은 뭐에 씌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구천 원을 거슬러준 것입니다.
“내가 고무장갑 하나 팔았지. 자, 여기 만 원.”
만 원이라며 천 원짜리 한 장을 내미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기가 막혔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 이제 나 없어도 장사 잘 하네.”
만일 아내가 잘 못 거슬러준 구천 원이 아까워 남편에게 핀잔을 주었더라면 눈 먼 남편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마음을 할퀴었을지도 모릅니다.
수레를 끄는 눈 먼 남편과 그 남편의 두 눈이 되어주는 아내가 읍내 골목을 휘저으면 사람들도 자동차도 다 자리를 내주고 비켜섭니다.
부부의 느리고 아름다운 퇴근길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5권 중에서 전남 강진군 남성리 김해등씨 실화
웅성웅성 모여 흥정하는 사람들 언제나 시장 통은 시끌벅적 온갖 사람들이 모이곤 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트로트 메들리 소리, 탈탈 끄는 손수레와 함께 부부가 요란하게 등장합니다.
수레를 끄는 남편은 앞 못 보는 시각 장애인이고 수레에 탄 아내는 하반신이 마비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 하는 장애인입니다.
스스로를 반쪽이라 부르는 두 사람은 작은 손수레에 생활필수품을 가득 싣고 다니며 생계를 꾸려갑니다.
“아저씨, 수세미 하나 주세요.”
“수세미가 어디 있더라……. 아, 여기 있어요.”
눈을 감고도 혼자서 물건을 척척 잘 파는 남편을 바라보며 아내는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얼마예요?”
“천원, 천원. 무조건 천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아내가 잠시 손수레에서 내려 숨을 돌리며 쉬는 사이에 더듬더듬 수레를 끌고 가던 남편이 고무장갑 하나를 팔게 되었습니다.
“자, 고무장갑 여기 있습니다.”
“…… 여기 돈이요.”
천 원짜리를 내고도 만 원짜리라고 속인 것입니다.
“그거…… 만 원짜린데요.”
“아, 죄송합니다. 구천 원 거슬러 드릴게요.”
다른 날 같으면 손끝으로 꼼꼼히 확인을 했을 텐데 그 날은 뭐에 씌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구천 원을 거슬러준 것입니다.
“내가 고무장갑 하나 팔았지. 자, 여기 만 원.”
만 원이라며 천 원짜리 한 장을 내미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기가 막혔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 이제 나 없어도 장사 잘 하네.”
만일 아내가 잘 못 거슬러준 구천 원이 아까워 남편에게 핀잔을 주었더라면 눈 먼 남편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마음을 할퀴었을지도 모릅니다.
수레를 끄는 눈 먼 남편과 그 남편의 두 눈이 되어주는 아내가 읍내 골목을 휘저으면 사람들도 자동차도 다 자리를 내주고 비켜섭니다.
부부의 느리고 아름다운 퇴근길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5권 중에서 전남 강진군 남성리 김해등씨 실화
댓글목록
오춘희님의 댓글
오춘희 작성일나는 눈 먼 남편을 둔 아내보다 못하군요. 늘 남편 험담만 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반성.또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