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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목씨네 세 아들 이야기-권정생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이현주 (스크랩글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유경
작성일 12-07-01 17:03 | 조회 1,888 | 댓글 7

본문

北山(최완택 목사)
癸未年 새해라!
벼르던 동화(?) 한 편 써 보낸다.
제목 - 목씨네 삼형제 이야기
부제 - 권정생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정생兄의 [임오년 기도]가 이렇게 이루어 지는 마음으로 썼다. 혹시
[임오년의 기도]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니,
주(註)를 달아줘도 좋겠다 올해엔 동화가 좀 씌어지길 바라고 있다.

1. 11. 二吾

---

 

임오년의 기도 / 권 정 생

 

눈오는 날/ 김영동이 걸어 가다가/ 꽈당하고 뒤로 자빠졌으면/
속이 시원하겠다.

오월달에/ 최완택이 산에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가랑이
찢어졌으면/ 되게 고소하겠다.

칠월칠석 날/ 이현주 대가리에 불이 붙어/ 머리카락 다 탈때까지/
소방차가 불 안꺼주면/ 돈 만원 내놓겠다.

올해 "목"자가 든 직업가진 몇 사람/ 헌병대 잡혀가서/ 꼰장
백대 맞는다면/ 두 시간 반동안 춤추겠다. 이 모든것이 이루어져/
모두 정신차려 거듭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하옵니다./ - 아멘 -

---

목씨네 세 아들 이야기
-권정생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목가 성을 가진 남자가 아들 셋을 두었는데 일찍 홀아비가 되어 애들을 혼자 키웠다. 첫째는 이름이 일목(一木)이고 둘째는 이목, 세째는 삼목이다. 성을 붙여서 부르면 목일목(최완택), 목이목(이현주), 목삼목(김영동)이가 된다.이름이 온통 목자 투성이가 된다. 가난해서 늘 배가 고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세 아이가 튼튼하고 사이 좋게 자랐다. 일목이는 사냥꾼이 되어 맨날 산에서 살았고, 이목이는 책벌레가 되어 방 안에만 살았고, 삼목이는 똘방똘방해서 장사꾼을 따라 다니며 심부름을 곧잘 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죽었다. 세 아들이 아버지 몸을 땅에 묻고서 말하는데,
"아버지가 하늘로 돌아가셨다."
"하늘에는 별들이 사니까 아버지는 별이 되신거다."
"그럼 이제 아버지는 목성이구나."

목씨네 세 아들이 고아가 됐다는 말을 듣고서, 남쪽 빌뱅이 언덕, 마음 착한(?) 마귀할멈(권정생)이 정성껏 복을 빌어줬다. 어떻게 빌어줬냐 하면, 삼목이는 눈 오는 날 걸어가다가 꽈당하고 자빠지고, 일목이는 오월달에 산에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가랑이가 찢어지고, 이목이는 칠월칠석날 대가리에 불이 붙어 머리카락이 다 타도록 소방차가 꺼주지 않게 해주소서 - 하고 빌었다. 그게 무슨 축복(복을 빌어줌)이냐고 물을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겠데 그건 잘 몰라서 그렇게 묻는거다. 본디 복(福)과 화(禍)는 한 뿌리라서 복 없는 화 없고 화 없는 복 없는 법이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복이 곧 화요 화가 곧 복이라는 그런 말이다. 저 유명한 새옹지마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빌뱅이 마귀할멈이 보통내기가 아닌데다가 그것도 끝에가서 예수 이름으로 확실하게 못 박았기 때문에 하늘님도 그 부탁을 뿌리치실 수 없었다. 그래서......
삼목이는 눈 오는 날 장사꾼 따라 고개를 넘다가 꽈당하고 자빠져 다리가 부러졌다. 걷지 못하게 된 삼목이를 장사꾼이 질질 끌어다가 어느 이름 모를 동굴에 던져두고 가버렸다.(정말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구나!) 그런데 그 동굴은 바로 하늬(바람)가 사는 곳 이었다. 한 바퀴 세상을 돌아온 하늬가 자기 동굴에 쓰러져 있는 삼목이를 보고서,

"웬 놈이냐?"

"삼목 입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주인 허락도 없이 와서 누워있는 게냐?"

"내 발로 오지 않았어요."

"시끄럽다, 이놈!"

그러고 한참 보더니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빙긋이 웃었다.

"거 마침 잘됐다. 그렇찮아도 출출했는데, 내가 네놈을 먹어야다."

"날 먹는다구요?"

"그래."

"제발 살려주세요."

"살려주마"

하늬는 말을 마치면서 커다란 입을 벌려 삼목이를 통채로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삼목이는 바람이 되었다.

오월달에 일목이는 사냥을하러 북쪽 끝까지 갔다가 산비탈에서 미끄러졌는데 일어서다가 주저앉고 말았다. 가랑이가 찢어져 두 발로 설 수가 없었던 것이다. 원래 너무 아프면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법이다. 일목이가 주저 앉아 찢어진 가랑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자니 그 찢어진데서 피도 흘러 나오고 물도 흘러 나오고 살도 흘러 나오고 뼈도 흘러 나오는데, 그렇게 흘러나온 피는 묽어져 흙에 섞이고 물은 모여 냇물로 되고 살은 굳어져 바위로 되고 뼈들은 흩어져 나무로 되었다. 얼마나 세월이 흘렀을까? 일목이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제 가랑이 사이로 냇물이 흐르고 그 냇물곁에 바위들이 앉아 있고 그 바위들 틈에 나무들이 자라고 그 나무들 사이로 짐승들이 올망졸망 사는게 보였다. 그것도 모르고 사람들은 웬 못보던 산이 하나 생겼다면서 좋아들했다.
산에는 먹을 것이 많으니까.

칠월칠석날 이목이 대가리에 불이 붙었다. 그런데 그 불이 좀 처럼 꺼지질 않았다. 빌뱅이 마귀할멈이 복을 빌어 주기를, 소방차가 불을 안꺼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 대목에서 마귀할멈의 말이 조금 잘못 옮겨졌는지, 소방차가 불을 끄려고 달려왔다. 일일구 소방차가 빼앵 빼앵 소리도 시끄럽게 달려와서 물대포를 쏴댔는데도, 그래서 이목이 몸뚱이가 물줄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가 떨어졌는데도, 대가리에 붙은 불은 꺼질 줄 몰랐다. 소방차는 하릴없이 돌아갔다.(그러니까 소방차가 불을 안 꺼준게 아니라 못 꺼준 거다.)

정신을 차린 이목이가 대가리에 불이 붙은 채로, 책 보따리 모두 내던지고서 이리저리 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이목이 대가리로 담뱃불을 붙이고 어떤 사람은 감자를 구워 먹었다. 밤이되면 이목이 가는 곳마다 환해졌다. 젊은이들은 이목이를 둘러싸고 앉아서 캠프 화이어를 즐겼고 추운 겨울에는 늙은이들이 손발을 녹였다. 어느 달 밝은 밤, 일목이가 동생들이 보고 싶어서 큰 소리로 불렀다.

"이목아 -"

"삼목아 -"

"보고싶다. 어디 있느냐? 나는 걸을 수가 없으니 늬들이 좀 내게로 오너라 -"
부르는 소리에 이목이와 삼목이가 달려갔다. 셋이 너무도 반가워 얼싸안으니, 일목이 가랑이와 옆구리 사이로 이 세상 온갖 소식과 꽃 향기 가득 안고서 삼목이가 살랑거리고, 이목이는 일목이 어깨위에 앉아서 멀리 사람 사는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우리 이제 흩어지지 말고 함께 있자."
일목이 말에 이목이도 삼목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씩 하기를,
"그러자, 형 이렇게 함께 있으니 참 좋구나."
"아무렴. 빌뱅이 마귀할멈 만수무강에 운수대통이다!"

이리하여, 빌뱅이 마귀할멈이 복을 빌어준 대로, "이름에 '목'자가 든 사람" 몇이 "정신차려 거듭나자" 향기로운 바람이 그치지 않고 꺼지지 않는 불이 어둠을 밝히는 봉화산(烽火山) 하나가 북녘 어딘가에 생겨났다.
(이현주 씀)



 

- 민들레 교회 이야기 - 수고 하셨습니다.

댓글목록

노정희님의 댓글

노정희 작성일

참 어려운데요?

김경희님의 댓글

김경희 작성일

정신바짝 차리고 읽고 또 읽었는데 어렵긴 하네요
봉화산에 관한 전설인가?

이은정님의 댓글

이은정 작성일

정말 어려워요.
뭐를 전하고자 하나요?
여샘 해석부탁드립니다.

여유경님의 댓글

여유경 작성일

해석은 아닙니다.

주고(시) 받은(만든이야기) 두편의 글의 형태인듯한니다.
저는 이 글이 재미나서 옮겨왔습니다.
권정생시인이 목사이신 세분의 지인을 위해 기도하신 시 ... 시어와 시의(?)의 표현이 새롭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밑에 글은 그 시에 맞추어 이현주목사님이 이야기를 만드시느라 좀 어렵게 표현된 듯 합니다.
전설이나 신화같이 보이기도 하구요.
'임오년의 기도' 시만 옮겨올걸 그랬나봅니다.

이은정님의 댓글

이은정 댓글의 댓글 작성일

ㅎㅎ 아니요.
모처럼 다른 형태의 글을 봐서 다들 어리둥절했던 것 같아요.
설명 듣고 다시 읽어보니 제대로 이해가 됩니다.
고마워요^^

오춘희님의 댓글

오춘희 작성일

여샘의 독특한 개성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참 어렵긴 하네요

권문주님의 댓글

권문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우리 여팀장님이 개성이 좀 있으시죠?^^
저는 설명을 해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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